예수님의 철저한 순종(빌 2:8)과 인간적인 슬픔의 절정을 보여주며,
우리의 구원이 이루어지기 직전 영적 전투의 현장이 되었습니다.
3.
불법 재판과 부인 – 예수님은 체포된 후 먼저 대제사장 안나스에게 끌려갔다가, 공식적인 대제사장인 가야바의 관정으로 보내졌습니다. 거기서
이미 종교지도자들이 모여 예수를 심문했습니다. 많은 거짓 증인이 나섰으나
증거들이 일치하지 않아 곤란하던 중, 두 사람이 “이 사람이 ‘내가 하나님의
성전을 헐고 사흘 동안에 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증언했습니다. 가야바가
“아무 대답 없느냐” 다그쳤으나 예수님은 침묵하셨습니다. 그러자 대제사장이
직접 “네가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냐? 찬송받을 이의 아들이냐?” 묻자,
예수님께서 드디어 “내가 그니라. 그리고 너희가 인자가 권능의 우편에 앉은
것과 하늘 구름 타고 오는 것을 보리라”고 선언하셨습니다 (막 14:61–62).
대제사장은 옷을 찢으며 “신성모독”이라 외쳤고, 공회는 만장일치로 예수님께
사형 판결을 내렸습니다 (마 26:63–66). 그들은 예수의 얼굴에 침 뱉고
주먹질하며 조롱했습니다. 이 동안 예수님의 제자들은 모두 달아났지만,
베드로는 멀찍이 뒤따라와 대제사장의 뜰까지 들어갔습니다. 하인들이 불을
피우고 있는 가운데 베드로도 함께 앉았습니다. 한 여종이 베드로를 보고
“당신도 갈릴리 사람 예수와 함께 있었지요?” 하자, 베드로는 “나는 그를 알지
못하오” 하고 부인했습니다. 잠시 후 다른 여종도 “이 사람 예수의 제자 중
하나다” 하니, 베드로는 맹세코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오” 하였습니다.
조금 후 곁에 서 있던 사람들이 “네가 갈릴리 사람인 것이 말투에서
드러난다”, “네가 그와 함께 있었다. 네 친척이 그 귀 잘린 말고라”고
추궁하자, 베드로는 저주하며 “나는 그 사람을 모르오” 하고 세 번째
부인했습니다. 바로 그 순간 닭이 울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돌아보시자,
베드로는 주의 말씀이 “닭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 하신 것이
생각나서 밖으로 나가 통곡하였습니다 (마 26:69–75, 막 14:66–72, 눅
22:54–62, 요 18:15–18, 25–27). 이로써 열두 제자 중 한 명은 배신하고,
다른 한 명은 세 번 부인하며 모두가 예수님을 떠난 상황이 되었습니다.
다음 날 새벽, 유대 공회는 예수님을 묶어 로마 총독 본디오 빌라도에게
넘겼습니다. 유대인들은 “이 자를 죽여야 하니 판결해 달라”고 했고, 빌라도는
신문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 묻자 예수님은 “내